5개월 늦은 입시 정리 겸 면접 후기 (feat. 카이스트 특기자 전형)

안녕하세요, 접니다.
고등학교 3년을 망나니처럼 살았는데 제가 유사 대학생이 되었다는 게 신기하시다는 분들이 많아 5개월이나 늦게 입시 정리? 회고? 겸 게시글을 올립니다. 별 건 없고, GIST, KAIST, 경희대학교 면접 후기 정도는 읽어보셔도 좋겠습니다. (맨뒤에잇음) 아, 저는 일반고를 나와서 특기자 전형으로 KAIST에 입학했습니다. 참고하시고 읽어주시면 될 듯 해요 (주관 多)
 
저는 중학생 때 팔자에도 없는 코딩을 시작했다가 해커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읽으라는 책도 컴퓨터 관련 책만 읽으며 컴퓨터만 했는데요.
어느정도였냐면, 

그렇습니다. 질풍노도의 고1이엇음. 맨날 하고싶은 것만 한다고 많이 혼남.
 
쉬는시간마다 컴퓨터만 해서 1학년때부터 변태라는 오명을 얻었습니다. 이걸 차마 자소서에 쓸 수 없어서 괴짜로 순화하긴 했습니다. 자소서의 seed를 제공해주신 교우분들께 감사를 표합니다.
 
저 때는 학교에 정보교과나 컴퓨터 과목이 하나도 없어서 삶이 무료했습니다. 지방 일반고의 아픈 현실입니다. 그런고로 1학년때부터 어떤 과목이든간에 컴퓨터랑 엮으려고 발악했습니다. 문학이 진짜ㅋㅋ 다시보면 정말 웃긴데 어느정도냐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말이안됨 이건 아직도 제 웃음벨입니다
 
하여튼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컴미새로 살았습니다.
근데........ 과학중점반 운영하면서 일부러 코딩특강만 개많이 편성했더니 제 밑 기수 후배들한테는 정보 과목이 생겼습니다. 잘된거죠 뭐 축하드립니다 화이팅. 
 
1학년때는 친구들과 심화과학반 프로젝트로 arduino 블루투스 통신에 직접 구현한 암호화 프로토콜을 적용해보는 짓을 했습니다. 이때 납땜에 쓸 인두기를 못 찾아서 생명과학실에 있는 현미경으로 호일 작게 잘라서 납 대용으로 써 본 기억이 있습니다. 더웃긴건 이게 돌아가긴했음 무튼 무사히 인두기를 훔쳐와서 마무리하긴 했네요. gg
 
2학년때는 R&D 과목으로 연구를 했는데, 주제를 매니악하게 잡았다가 팀원도 없이 혼자 1년을 버텼습니다. 처음에는 드론 펌웨어에서 취약점을 찾아 익스해서 내 마음대로 움직이겠다! 라는 테러리스트적 마인드셋으로 연구를 시작했는데 가망이 안 보이길래 후다닥 PE 프로텍터 제작으로 바꿨습니다. 문제는 학교에 제가 쓴 논문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1나도 없어서 상당히 압축적으로 생기부에 기재되었다는 점이겠죠? 아나진짜열심히했는데….

 
프로젝트 중간 발표 때 마인크래프트 크랙 버전을 예로 들면서 설명을 해봤는데, 끝나고 유일하게 받은 질문이 마인크래프트 무료로 하는 법이었으니 이걸로 모두 설명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장난인거알고있습니다 선생님)
암튼 저의 수명과 수면과 2학기 성적을 갈아넣은 논문이 저렇게 축약이 된 걸 보고 그냥 퍼저나 만들걸....이라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뭐 저 논문 덕에 유사 대학생이 되었으니 결과적으로는 잘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저거 쓰느라 기말 공부를 못해서 평균 등급이 1.6? 등급에서 2.n등급까지 곤두박질 쳤습니다 다른 분들은 현명하게 논문 공부 밸런스를 잘 맞추실거라 믿습니다.)
 
2학년이 ㄹㅇ 개꿀잼이었는데 이때는
1. 방화미수
2. 자리바꾸기 프로그램 조작 (미수)
3. 교내 모든 Wi-Fi 비밀번호 모아서 뿌리고 다니기
같은 짓을 했습니다.
 
1번은 그.. 축제 때 쓸 줄전구가 끊어져서 납땜 중에 인두기를 받침에 안 올려놓고 정밀니퍼 위에 올려놓는 바람에 불이 붙을뻔한...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잘 안 보이긴 하는데 진짜 탔어요 마음이 아픕니다
납땜 잘 됐는지 테스트 하다가 옆에서 연기가 나길래 돌아봤더니 니퍼 위에 인두기를 올려뒀더라고요 기절….
 
2번은.. 펭귄닮은 제 친구랑 앉겠답시고 자리바꾸기 프로그램을 조작해보고자 했던건데, 제 입맛대로만 하면 국지적인 반발을 살 것 같아서 반 애들한테 설문조사하는것마냥 돌아다니면서 원하는 짝, 자리 물어본 기억이 있네요 다시 생각해보니 진짜개쪽팔림
깜빡하고 dynamic link를 해버리거나 프로그램을 실행시키기도 전에 담임선생님께서 들어오셔서 미수에 그치긴 했습니다만 프로그램은 아직도 잘 돌아가니 필요하신 후배님은 제게 연락 주십시오.
 
3번은 그냥 어디서든 빵빵한 와이파이를 쓰고싶었기 때문에 죄다 털어서 모은건데, 이 리스트가 상당한 인기를 얻어서 재미있었습니다. 거의 모두에게 뿌리고 다니다보니 무선 인터넷 속도가 현저히 느려져서 후회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체육관, 교무실, 각 교실, 몇몇 선생님의 핫스팟 비밀번호도 있었으니 아직 필요하신 후배 학생분들께서는 연락 부탁드립니다.
 
3학년때는 최저를 맞춰야 하니까 수능 공부를 하는 척을 했습니다. 겨울방학 때에는 독서실에서 살다가 한계를 느끼고 밥도 주고 감시도 해주는 ㅁㅊ새디스트학원에 들어가서 인강도 보고 문제도 열심히 풀고 했는데요. 놀라울정도로 성적이 양자도약했습니다. 아래쪽으로,,, 모고를 몇 번 정도 치고 나서는 공부에 흥미를 잃고 보통은 복도에 서서 프로그래밍을 했던 것 같습니다. 양자 키 분배 프로토콜 구현하다가 복도에서 쌍코피를 쏟았던게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이런 짓을 매번 했더니 원장선생님도 나를 알아보심.
 
서론이 좀 길었네요. 암튼 기억에도 없는 미지근~하게 붙은 대학교 말고, 직접 면접까지 다녀와 붙은 기관 세 곳에 대해 후기를 좀 써볼까 합니다. 정렬은 시간순입니다.
 

1. GIST (학교장추천전형)

인재상: Communication, Cooperation, Creativity and Problem Solving (3C1P)

학교에 개설된 모든 수학, 과학 과목을 들었으면 필히 써봐야 할 여고생의 덕목, 과학기술원이죠. 학추 컷이 못해도 1.5등급이라길래, 딱 2등급이었던 저는 정말 간절하게 GIST만을 바라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운 좋게 서류는 합격해서 10월 27일에 면접을 보러 갔는데, 도착하자마자 드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큰일났구나. 성적이 딸리면 생기부나 자소서보다는 기초적인 수학, 과학 문제를 물어본다는 것이 그만 생각이 나서 정신이 아득해졌지만, 이왕 큰일난거 그냥 당당하게 큰일나자 싶어서 바로 면접 대기실로 갔습니다. 근데 대기 시간이 생각보다 너무 길어서 (1시간 반~2시간?) 준비하다가 좀 잤어요. 
제 생기부, 자소서의 키워드는 모두 정보보안이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자신이 있었습니다. 3학년때 잠깐 양자물리 책 읽고 양자보안에 관해서 활동 한 두?세개 정도 한 건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GIST는 그 부분에 꽂혔는지 물리학과 교수님 두 분이 들어오셔서 그것만 물어보셨습니다. 성적이나 뭐 이런건 묻지도 않으심. 여기다가도 올린 '광케이블을 해킹하는 방법' 보고서 내용의 실효성을 따지시길래 저도 반박하고 싶었으나 양자물리의 권위자, 양자통신의 대가, 양자정보 및 양자센싱의 신을 눈앞에 두고서는 차마 그럴 수 없어서 그렇군요!라고 대답하고 나왔습니다. 나오자마자 대답 잘 못한 게 서러워서 담임선생님께 하소연하고 대전 가서 칼국수에 만두 한접시 때리고 집 온게 생각나네요. 아예 못 봤으면 포기했을텐데 양자대학원에 계신 교수님께서 면접 시작부터 대학원 올 생각 있냐, 면접 끝나고 나갈 때는 양자대학원 꼭 찾아봐요~ 라고 계속 강조하셔서 이게 날 떨어뜨리겠다는건지 붙이겠다는건지 너무 헷갈려서 몇날며칠을 고민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붙긴 했으니 잘 된거죠.
 
GIST 학교장추천전형 면접 준비 팁: 본인 수/과학 성적이 조금 모자라거나, 수/과학 과목을 덜 이수했다면 (특히 과학 II 과목) 이수한 교과목을 한 번씩 복습해보고 완벽하게 이해한 채로 임하는 걸 추천드립니다. (아니면 저처럼 들어가기도 전에 불안해하다 포기하게될수o) 다른 학생들 이야기 들어보니 수/과학 질문만 받았다는 사람들도 꽤 있었던 모양입니다. 자기소개랑 마지막에 하고싶은 말, 향후 계획 정도는 구체적으로 준비해 가셔야 합니다. 이 외에는 서류 기반 면접이기 때문에 본인이 제출한 자소서, 생기부, 기타 입증자료에 기재된 내용을 설명할 줄 알아야 합니다. 자소서 내용 정도는 빠삭하게 숙지하고 가세요.
아래는 제가 GIST 자소서를 쓰면서 정리해놓은 팁이니 참고해보셔도 좋을 듯합니다.

추천기준: GIST 대학에서 학습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학생, 학업역량이 우수하며 수과학 분야에 열정을 가진 학생, 자기주도적 학습능력과 탐구역량이 뛰어난 학생, 탁월한 리더십과 협동심을 갖춘 학생

진학의지가 중요하다.

수능 이전에 면접 보고 면접 결시율 매우 낮음, 면접 역전율 매우 높음. 서류 점수가 촘촘하다

서류평가를 통과한 모든 학생이 전공수학능력구술면접과 내적역량구술면접을 실시함

전공수학능력 구술면접은 문제해결능력, 교과학업소양, 수학과학사고력평가를 진행함

내적역량구술면접은 진학의지, 의사소통능력, 리더십 등 내적역량 및 가치관 확인

GIST 인재상에 얼마나 가까운지 확인하는 질문함, 서류평가자가 면접에 참여함

자소서는 꿈을 위해 무슨 노력을 했는지 뭘 배웠는지 세심하게 표현해야 한다. 지스트 교육 철학 및 과정을 확인하고 진로를 위해 지스트가 필요한 이유를 숙고하며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작성한다면 보다 좋은 자기소개서가 될 것.

우수성입증자료는 교내 또는 학교장 승인을 받은 교외활동  등의 우수활동에 대해 목록을 작성하고 작성내용에 대한 입증자료를 업로드(총 3건/건당 3페이지 이내, 건당 1개의 PDF 파일로 제출), 학생부에 기재된 내용 제외 모든 활동 제출 가능, 논문 및 소논문은 제출 불가. 원본 또는 원본대조필한 사본을 스캔해 온라인으로 제출해야 함

 

2. KAIST (특기자전형)

인재상: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려는 열정과 도전의지를 가진 학생, 높은 주인의식과 협력정신으로 국가와 사회에 이바지하려는 학생, 윤리의식을 지니고 인류를 위해 환경을 깊이 생각하는 학생, 과학기술분야에 전문성을 갖추고 지식 탐구가 즐거운 학생.

키워드:  분야 선구, 도전, 주인의식, 협력정신, 사회공헌, 윤리의식, 환경, 전문성, 탐구 즐김

수시 9장중 9지망이었습니다. 왜냐면 될 거라는 생각 자체를 안 해봄. 자소서도 마감 2분 전에 부랴부랴 제출했습니다.

사실 별로 기대는 안 했습니다. 살면서 특기자 전형을 생각해본 적도 없었거든요. 이미 떨어졌다고 생각하고 혼자 숨어서 확인하려고 했는데 어쩌다보니 친구들한테 붙잡혀서 복도에서 확인했었습니다. 확인할 때 영상을 보면 GIST 교수님 사진 띄워놓고 제발 GIST..라고 빌고 있었는데요, 이... 어떻게 된 일인지 1차를 붙어서 친구들이랑 교무실 돌면서 알리고 다녔던 기억이 나네요.
문제는 저희 학교에서 특기자로 대학을 가셨던 분이 하나도 없어서 면접 도움을 받을 곳이 거의 없었다는 것? 도움을 받고자 찾아뵌 어떤 선생님께서는 제 자료를 좀 훑어보시더니 너처럼 겉멋만 든 애들이 싫다고 하신 게 좀 마음이 아프긴 했습니다. 강철의 연금술사에서 키메라 만드신 그 분인 줄 알았음.

어쨌든.. 갑자기 기초적인 걸 알아야 한다, 이렇게 겉만 번지르르한 게 뽑히겠냐고 극딜당해서 이미 1차 붙고 면접 준비 방향만 물어보러 온거다... 라고 하니까.. 논문 쓴 걸 좀 읽으시더니, 1바이트가 몇 비트냐고, (당연히 8비트입니다 이걸 누가 몰라) 이런 걸 알아야 한다고 막 하셔서 진심 즐거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역시는 역시. 나중에 리뷰해주시겠다고 자료 전부 받아가시고는 합격 발표 나올때까지 메일을 보내주지 않으셨습니다... 그 이후로 아무런 말도 없으셨으니 이해를 못 하신걸로 마음대로 생각하겠습니다. 아니면 머.. 잘 됐네요
 
암튼 이 사건을 계기로 자신감이 바닥을 찍어서 면접 전까지도 카이스트가 왜 나를... 이라고 고민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그래도 이왕 운 좋았던 거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를 내자 싶어서 면접을 정말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는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본인이 특기자인 이유에 대해 5분동안 발표를 했어야 했는데, ‘날 왜 뽑았지?’ 따위의 고민만 하다 보니 이게 제일 준비하기가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근데 본인이 왜 뽑혔는지 모를 때에는 그냥 뽑힐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생각하고 자신감을 갖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제 서류, 면접을 모두 봐 주신 현 멘토교수님께 여쭤봐서 내린 결론입니다….
 
제가 오전 면접 제일 마지막 순서였어서 한참을 대기하다 긴장이 풀어진 상태로 면접장에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교수님들이 저를 좋게 봐 주시고, 별 볼일 없는 경력임에도 면접에서 혼자 했냐, 인상깊다 뭐 이런 말들을 두세번씩 해 주셔서 위안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 특기입학생들에게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 성적(입학 후 학업 성적 포함)이라고 합니다. (출처: 멘토교수님) 당연히 면접 때 성적 관련해서 태클이 들어오긴 했는데 이건 열심히 하는 것밖에는 답이 없어서 잘 하겠다고 둘러댔던 것 같고, 특기증빙자료로 제출한 프로젝트의 기술적인 면도 이모저모 물어보시길래 신나서 떠든 기억이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분석이 제 주 분야인데, 이 분야에 정말 뛰어나신 교수님이 면접관으로 들어오셔서 저를 봐 주신 게 더 플러스 요인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운이 좋았죠.
 
제시문 기반 인성 면접은 정말 별 거 없었습니다. 글을 읽고 주어진 질문에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정리할 수 있다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의 난이도였고요. 이거 외에도 자소서에 썼던 책에 대한 질문과 해킹을 시작한 계기 등을 물어봐주셔서 재미있게 면접을 봤습니다. 중딩때 사인 잘못해서 문과에서 강제 전향당한 이야기를 해드리니 정말 좋아하셨습니다. 전체적인 분위기 덕에 면접 끝날 때 즈음에 아, 합격이구나를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끝난 뒤에는 넙죽이 인형도 사고 성심당 빵도 사먹고 칼국수 폭식도 하고 행복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암튼 감사하게도 카이스트에 합격해서 지금은 학부생으로써 생존하는 중입니다.

nubzuki lambswool needle felt edition. 귀엽죠? 한정판입니다. 친구가 만들어줬어요 ㅎ.ㅎ

KAIST 특기자전형 준비 팁: 본인이 했던 활동은 본인이 제일 잘 알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크게 첨언할 건 없습니다. 수상 경력만 갖고 지원하기 보다는 본인이 연구했던 것, 만든 것 등을 잘 어필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때 결과보다는 과정을 위주로, 그 활동을 하면서 어떤 시행착오가 있었고 어떻게 해결했는지, 그 활동 전후로 달라진 점은 무엇인지, 그 활동을 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무엇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생각해서 준비해보시면 도움이 될 겁니다. 본인의 역량을 최대한 드러낼 수 있도록 5분 발표 대본을 구성하고 외워서 가셔야 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문단의 서두에 제 장점을 말하고, 이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제 사례와 경험을 뒤에 배치하는 방식으로 발표 대본을 작성했습니다. KAIST 자기소개서의 1번 질문인 '본인만의 질문'도 여기서 언급하면서 유기적인 스토리를 구성했고, 이런 질문을 하게 된 계기와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해답을 찾기 위해서 KAIST에 입학한 이후로 무엇을 해 나갈 것인지를 후반부에 같이 작성했습니다. 특기 입증 자료에 관해서는 단순한 사건의 나열 (~를 했고, ~상을 받았습니다.) 보다는 구체적인 수치를 명시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해킹 대회 개최를 예로 들어보자면, "n번의 해킹 대회에 출제자로 참여해 nn개의 문제를 출제하였고, nnn팀이 참여한 해킹 대회를 개최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요. 각 문단을 두괄식으로 구성해서 앞부분에 가장 중요한 내용을 축약해 넣고, 뒷부분에서 그 경험에 대한 설명, 계기, 느낀 점 등 필요한 내용을 채워넣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면접 분위기는 케바케겠지만 크게 압박 면접이라 부를만한 요소는 없었습니다. 특기자라면 아마 성적에 대해서도 물어보실텐데, 본인 분야에만 몰두해서 이걸로 먹고살면 되는데! 같은 답변은 되도록 피하시고 최대한 진솔하게.. 대략적인 학습 계획을 언급하시면서 노력하겠다고 하시면 좋습니다.... 
학업외역량 면접같은 경우에는 크게 어렵지 않고, '이런 가치관을 가진 사람을 뽑고, 저런 가치관을 가진 사람은 떨어뜨려야겠다'가 아니라, 그냥 KAIST에 들어와서 단체 생활에 잘 적응하고 살아갈 수 있냐... 사람인가.. 정도를 보는 것 같습니다. KAIST 입학처 홈페이지에 학업외역량 면접 기출 문제가 있으니 이걸 참고해서 풀어보고 감을 잡는 연습을 하시면 됩니다, 몇 분이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제시문 풀 때 시간 제한이 있습니다. 이 외에는 자기소개서 1번 질문이나 제출한 독서 목록, 학교 생활이나 진로를 결정한 계기같은 걸 물어보십니다. 독서 목록에 있는 책을 읽은 이유, 느낀 점, 인상 깊었던 내용 정도만 준비하셔도 어렵지 않게 답변하실 수 있을겁니다. 
합격 후에는 2학기 성적이 포함된 생활기록부와 특기입증자료(간인 찍어야 함)를 내야 합니다. 2학기 성적이 안 좋으면 불려간다고 하는데 이런 것보다도 학폭 가해자를 걸러내려는 의도가 큽니다. 상식적으로 사셨다면 별 걱정 안하셔도 됨 ㅇㅇ. KAIST 특기자 전형같은 경우에는 자료가 많이 없어서 준비가 쉽지 않겠지만 (저도힘들엇어요) 제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래는 서류 준비할 때 정리해놓은 겁니다. 참고하세요.

전형상세: https://admission.kaist.ac.kr/undergraduate/guide/RegularAdmission/specialist

서류 40%, 면접 60%

→ 수상, R&E 연구 보고서 및 수상, SW/로봇 설계

제출서류: 입학지원서, 자기소개서, 독서 목록, 교사추천서, 학생부, 특기입증자료(5)

3. 경희대학교 컴퓨터공학부
(네오르네상스 전형)

KAIST 면접을 너무 잘 보고 온 나머지 면접을 가지 말까 고민했지만 그래도 역시 사람된 도리로써 다녀왔습니다. 면접장 밖에서 대기할 때에 이전 면접자들의 답변이 조금씩 들렸는데, 그거 듣고 있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특별한 건 안 물어보고, 고등학교 때 했던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이 뭐냐,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냐, 어떤 프로그래밍 언어 쓸 줄 아냐, 인생에서 힘들었던 일이 무엇이고 그걸 어떻게 극복했냐, 정보보안/양자컴퓨팅 동향과 전망이 어떻게 되냐, 이런 걸 물어보셨습니다. 정말 무난한 면접이었고 역시 붙었으니 잘 된 거라고 생각합니다.
 
경희대학교 네오르네상스전형 면접 준비 팁: 자기소개, 지원 동기, 마지막에 하고 싶은 말은 꼭 준비해 가세요. 본인 생기부를 훑어보면서 했던 활동들을 상기시켜보고 면접에 임하시면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본인 관심 분야의 동향과 전망 정도는 가볍게 알고 가셔도 좋을 것 같흡니다.
 
암튼 이렇게 카이에 붙어버려서 주변인들한테 아직까지도 신기한 놈으로 불리는 중입니다. 저보다 훨씬 훌륭한 실력과 경력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합격했다는 것은 정말 운이 좋은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입시가 끝난 분들께, 모두들 입시 하시느라 정말 수고하셨고 어떤 결과를 얻었든 간에 여러분의 가치는 대학이 정해주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입시를 준비하고 계신 여러분들께,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맡은 바를, 하고 싶은 일을 해 나가면 운은 저절로 따라오기 마련입니다. 모두들 원하는 결과를 얻으시는 한 해를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두서 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